[극장을 나서며] 전상진 감독의 독립다큐

왜 학생들은 스스로 목소리내야 할까?

-전상진 감독의 독립다큐멘터리 <주님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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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부터 27일까지 제13회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열렸다. 올해 인디다큐 페스티발은 ‘실험, 진보, 대화’를 슬로건으로 58편의 독립다큐멘터리를 상영했다. 다양한 주제의 다큐멘터리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세종대 사학 비리와의 싸움을 다룬 전상진 감독의 첫 번째 작품 <주님의 학교>다. 

<주님의 학교>는 족벌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세종대 재단의 실태와 이사장의 비리, 그리고 이에 문제제기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 제목의 ‘주님’은 교육부 감사에서 교비회계 부당집행 등 비리가 적발돼 검찰에 고발당한 주명건(현 세종연구원 이사장) 전 대양학원 이사장을 가리킨다. 주명건 전 이사장은 2005년 비리문제로 재단에서 물러났지만 2011년 다시 복귀했다.

겉으로 보기에 세종대 문제는 불법을 저지른 전 이사장 개인의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를 보다보면 지금 중앙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유사한 모습들을 마주하게 된다. 세종대에서 비리재단의 복귀를 반대하는 플래카드는 교직원에 의해 수차례 제거됐다. 게시판에 올라온 재단 비판 게시물은 사라졌다. 비리 이사장 복귀와 맞서 싸웠던 전상진 감독은 중징계, 고소·고발당하는 것도 모자라 끝내 강제로 졸업을 해야만 했다고 한다.

전상진 감독은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립대학이 대부분인 한국사회에서 사립대학의 문제를 알고 지나가느냐, 모르고 지나가느냐는 큰 차이다. 자본주의에서는 소비자가 상품을 사면 그것에 대해 요구하고 평가를 내리고 사기 싫으면 그만이다. 대학은 정반대다. 돈 내고 당해야 하는 구조다. 그런 구조 속에서 내가 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정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각 대학의 구체적인 문제는 그 정도와 결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사립대학에서 일어나는 문제들 사이에서 유사한 유형을 발견할 수 있다. 비민주적 학교 운영, 재단비리, 학생 기본권 침해, 대학의 기업화 등의 문제는 한국 대학에서 흔히 발견되는 문제다. 전체 대학 중 사립대학 비율이 80%에 달하지만, ‘대학의 자율성’이라는 미명 하에 사립대학에 대해 실질적인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종대 문제는 곧 중앙대의 문제와 닿아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세종대 학생들의 모습도 중앙대 학생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총학생회 선거는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며, 재단과 싸우는 학생들은 ‘과격한 불순분자’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다큐멘터리는 우리에게 ‘그럼에도 왜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가?’를 묻는다. 답은 간단하다 학교는 이사장이나 재단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뜻을 무시하고 운영되는 학교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결코 ‘과도한 주인의식’이 아니라 학생의 정당한 역할이자 책임임을 <주님의 학교>를 통해 다시 한 번 우리는 확인하게 된다.

| 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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