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긋쫑긋] 흑석캠, ‘좋아요’총학생회를 만나다

jjongut

 

흑석 캠, ‘좋아요’ 총학생회를 만나다

 

‘비권’이 달라졌다. 흑석캠퍼스 55대 ‘좋아요’ 총학생회 이야기다. 최근 그들의 행보는 지난 ‘Hello’와 ’카우V’ 총학생회와 많이 달라 보인다. 지난 2년간 비운동권 총학생회는 학교 정책에 날을 세우지 않았다. 등록금 인하에 대해서도 ‘등록금 정보 공개’나 ‘단계적 등록금 인하’와 같이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고, 교지편집위원회가 위기에 처했을 때도 수수방관이었다. 학생총회는 개최조차 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식물 총학’이라는 노골적인 비난까지 받곤 했다. 그들의 계보를 이은 ‘좋아요’ 총학생회는 그들과의 단절을 시도하고 있는 듯하다. 학생총회에는 ‘등록금을 인하하라’, ‘일방적인 구조조정 반대한다’, ‘신축캠퍼스 정보 공개하라’와 같이 학교가 불편해 할 만한 구호들이 걸렸다.

학생총회 개최를 이틀 앞둔 날, <잠망경>은 이재욱 흑석캠퍼스 55대 총학생회장을 인터뷰했다. 지난 비권 총학생회와 구별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이재욱 총학생회장은 “(비권은) 외부의 정치권과 함께 행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총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비권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회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과거 비권 학생회가 분명한 문제에 대해서도 신중함을 기했던 것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특강’과 ‘클럽학개론’ 같은 문화위원회 사업들에 대한 학내의 우려를 전달하자 “문화는 찬·반을 묻는 소통의 영역이 아니므로 다수결이 불필요한 영역이라 생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는 과거 ‘소통’이라는 추상적인 구호로 당선된 과거 비권 총학생회와 달리 어느 정도의 주관을 갖겠다는 의미에서 분명한 단절점을 보여준다.

그는 이번 국가장학금 2유형 사태에 대해 “후속조치 과정에서 과다 책정된 예산이 있고 불필요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애초에 인하할 수 있었던 등록금을 동결한 학교를 비판했다. 학교가 학생을 적으로 보는 경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강의사전평가제’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는지를 묻자, 그도 언론을 통해 처음 접했다며 “학생이 학교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학생에 반대하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학생은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데 학교는 중요한 일들을 번번이 숨기면서 학생을 견제한다는 얘기다.

한계는 여전히 있는 듯하다. 학내 게시물에 대한 허가제 조항 등 비민주적인 학칙들을 개정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비민주적인 학칙이 어떤 부분인지 아직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허가제 조항은 위헌이 아니냐고 재차 질문했지만, 역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내용 검열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분별하게 대자보가 붙으면 학교가 지저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내에는 대자보 검열의 사례가 이미 존재하며(<중앙문화> 63호 「허가받지 아니할 경우 징계한다」), 검열의 사례가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악용될 수 있는 조항은 고쳐져야 옳다. 검열의 사례를 몇 가지 설명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려해보겠다”는 짧은 대답만 돌아왔다.

앞으로의 행보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좋아요’ 총학생회에게 한번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듯하다. 그들은 7년 만에 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 이천 명의 학우를 모아놓고는 고작 안건 투표로 학생총회를 끝마친 것이 여전히 아쉽지만, 총회 성사의 의미는 여전히 크다. 총회 성사를 발판삼아 ‘좋아요’ 총학생회가 단순히 ‘행사 진행하는’ 총학생회가 아니라, ‘실력 있는’ 총학생회로 임기를 수행하길 바라본다.

| 버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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