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우리도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싶습니다

뭐라고

| 단야

3월 25일 개최된 대학운영위원회에서 교무처가 ‘교원업적평가 현황 및 개선 방향’이라는 안건을 발의했다. 학교가 교수업적평가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교수협의회는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중단하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학본부는 곧바로 중앙인 커뮤니티에 ‘교협 의견서에 대한 총장단 입장’이라는 반박문을 게시했다. 9월 23일 학교에는 서울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가 작성한 “우리는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에 잠수함 토끼들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중운위성명서

안타깝다. 중운위는 “어느 하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면서 “우리는 더 높은 곳에 있을 수 있다”고 대학평가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중운위의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공계열의 인프라 부족은 중앙대의 고질적인 문제로 유명하며, 인문사회계열의 경우에도 이렇다 할 연구 지원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중앙대는 BK21플러스를 수주하고 독일유럽연구소를 유치했으며 학과평가 등에서 타 학교에 그리 뒤지지 않는 성과를 냈다. 대학평가의 문제를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대한 사랑을 대학평가에 기대는 중운위의 안일함이야말로 중앙대를 낮은 곳에 붙들어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싶다. 대학은 교육기관이다. 교육기관은 기업과 그 지향이나 운영방식이 확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사립대학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한정된 자율성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교육기관으로서 공적인 역할을 다해야 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는 기업에 비해 훨씬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적용된다. 그간 학교본부는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교육기관으로서의 공적인 역할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을 키워내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면, 학교본부에 대한 중운위의 적극적인 비판과 감시만이 학교를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중운위가 계속 자신들의 역할을 제한하고 학교 운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면 중앙대의 발전은 없을 것이다. 여전히 중앙대에는 산적한 문제가 많다. 지난 학기부터 시작된 구조조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간 부족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실속 있는 강의들이 사라지는 수업권 문제도 해결이 요원하다. 하지만 중운위는 한 번도 자신 있게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 언제나 눈치를 살피며 사태를 관망하기만 했다. 이제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변화는 미래를 위한 포석이다. 우린 우리가 직접 선출한 대표자들을 믿는다.

우리는 ‘중앙대학교’다. 타 학교와 비교하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 내려서는 안 된다.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 학생, 교수, 교직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학이 어떤 공간인지, 그리고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치열하게 논의해야 할 시기다. 무엇보다 이 논의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이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 중운위가 말한대로 우리 모두가 ‘중앙대학교’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하고 싶다. 중운위는 학교본부가 항상 일방적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본부와 대화가 필요할 때마다 중운위는 투명망토를 뒤집어썼다. 그리고 매번 면피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잊지 않았다. 공대위에는 이름을 올렸으니 됐고,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니 됐다. 이제 아무도 중운위를 미워하는 사람은 없겠지! 아무에게도 비판 받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말한 것이 없는 사람뿐이다. 이야기를 하고 싶으면 먼저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 된다.
나아가자.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민주적인 학내 의사결정 구조, 건강한 공론장 형성, 협력효과를 키우는 연구 풍토, 일하기 즐거운 직장을 위하여 힘차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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