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진단] ‘마스터키’ 당선, 그들이 열어야 할 ‘난관’

| 버드나무

언제나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선거가 끝났다. 12월 3일과 4일 양일간 경선으로 치러진 선거의 결과는 기호 1번 마스터키 선본(정후보 강동한, 부후보 정원재)의 낙승이었다. 62.84%, 2/3에 가까운 득표율이었다. 기호 2번 BrandNEW 선본(정후보 박준성, 부후보 황미나)의 득표율은 33.74%, 예상보다 선전했지만 이기기엔 모자랐다. 재투표가 이뤄진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56.05%였다. 지난 55대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이었던 58.95%보다는 적은 수치이지만, 전자투표의 활용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적극적인 선거 홍보로 재투표에도 불구하고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초 11월 26일과 27일 양일간 실시하기로 계획된 선거가 전자투표의 문제로 중도 취소되고 일주일 연기되는 등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전자투표 화면에 ‘기권’ 버튼이 기호 1번 아래에 위치해 이를 기호 1번이 ‘기권’한 것으로 오해한 학우들이 있었고, 이 때문에 26일 오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결정으로 선거를 취소하고 재투표를 결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천만 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투표 독려 수단으로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등 경품을 지급하는 방식이 옳았는지 의문이 든다. 후보 선본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학우들이 단지 경품을 위해 투표하게 된다면, 비록 투표율은 상승했는지 몰라도 그 의미가 훼손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깨끗한 선거, 지저분한 장외 비방

선거운동은 전에 없이 깔끔했다. 선본 간 비방으로 얼룩졌던 지난 선거의 그림자를 말끔하게 걷어냈다. 두 선본이 각각 경고 1회씩을 받았지만 실무적인 실수로 받은 것이었다. 두 선본은 룰에 충실했고, 마지막까지 ‘뒷말 없이’ 선거를 마쳤다. 개표식 자리에서 결과 발표 직후 강동한 당선자는 당선 인사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 BrandNEW 선본에게도 고생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는 말로 낙선자를 챙겼다. 개표식 이후에도 마스터키 선본은 BrandNEW 선본 뒤풀이 자리에 방문해 건배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외에서는 특정 선본 후보자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이 이뤄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중앙인 커뮤니티에 박준성 정후보를 ‘운동권’이라고 딱지 붙이고 비방하는 글이 연달아 올라온 것이다. 작성자는 ‘구글링’에 후보자의 ‘페이스북’ 계정까지 털어가며 후보자가 ‘운동권’이라는 사실을 폭로하는 데 전념했다. 공약의 이행 가능성, 참신성 등에 대한 평가 없이 오로지 ‘운동권이냐 비권이냐’에만 매달린 것이다. 이런 모습은 작성자뿐만 아니라 다른 학우들 사이에서도 일반적으로 나타난 모습이었다. 해당 작성자는 후보 등록도 전에 확인되지 않은 일을 사실처럼 올리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특정 정당과 연관돼 있으며, 이 특정 정당이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이슈화하고 있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이 정당은 선거에서 후보자를 내지 않아, 이 글은 결국 허위사실로 판명됐다.

우려스러운 공약들

당선된 마스터키 선본은 ‘가장 작은 총학생회’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학생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닌, 가장 밑에서 학생들을 떠받들겠다는 의미다. 마스터키 선본은 또 ‘학교 이름 걸고 교외 정치활동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마스터키 선본이 가장 처음 배포했던 공약집을 보면 그들이 정말 가장 작고 비정치적인 총학생회가 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안성캠퍼스 총학생회가 한국대학생연합에 가입돼 있는데, 이런 ‘독자적 교외 정치활동’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공약이 있었던 것이다. 이는 ‘흑석, 안성 교정은 각각 총학생회를 구성하여 각 교정의 학생 자치 활동을 한다’는 총학생회 회칙에도 어긋나며, 또한 다분히 정치적인 공약이기도 했다. 마스터키 선본이 안성캠퍼스를 하위단체처럼 생각하는 인식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공약은 차후 배포된 공약집에서 일부 수정돼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와 협의’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합동공청회에서 마스터키 선본은 이에 대해 지면의 한계로 공약의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명쾌한 대답은 아니었다. 다행히도 안성캠퍼스 선거에서 소위 ‘비권’인 ‘달려’ 선본이 당선돼 마스터키 선본이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의 정치활동을 걱정할 일은 없게 된 듯하다.

마스터키 선본이 내세운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동작01 마을버스 학내 진입’ 공약이었다. 현재 캠퍼스 바깥을 거쳐 가는 동작01 버스를 학내로 진입시켜 학우들의 통학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 공약은 실현 가능성과 실효성의 차원에서 지탄받았다. 제2기숙사와 310관 공사로 캠퍼스 곳곳을 통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을버스 진입이 오히려 교통 체증을 일으킨다는 것과, 흑석운수와의 협의가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를 찍게 한다. 굳이 캠퍼스로 마을버스를 진입시켜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비판도 있었다. 마스터키 선본은 신문을 발행해 흑석운수와 협의를 마쳤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러한 비판들을 반박했다. 그러나 선거 내내 이 공약은 공과대학을 겨냥한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려야 했다.

이제 결과로 보여줄 차례

이런 저런 아쉬움과 우려 속에서 마스터키 선본은 제56대 총학생회로 당선됐다. 62.84%, 서울캠퍼스 학우들의 2/3는 마스터키에게 우려보다는 기대를 본 것이다. 2012년 카우V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을 역임했던 강동한 당선자는 선거 기간 동안 ‘왜 다시 출마했냐’는 질문에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답하곤 했다. 이제 결과로 보여줄 차례다. 준비한 여러 가지 내실 있는 공약들을 지키면서, 조급하게 내세웠던 공약들은 면밀히 재검토하는 합리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낙선한 BrandNEW 선본의 공약이더라도 서울캠퍼스 학우들을 위해 유익한 것은 거리낌 없이 취해야 한다. ‘식물총학’이라는 오명을 입었던 ‘카우V 총학생회’와 학생총회 성사 이후 별다른 행보 없이 ‘투명망토’를 뒤집어쓴 ‘좋아요 총학생회’의 전철을 밟지 않고, 임기 마지막까지 학우들과 소통하는 ‘마스터키 총학생회’가 될 수 있을까? 62.84%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아닌, 나머지 37.16% 학우의 마음을 열 ‘마스터키’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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