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외] 인문대 학생회 ‘선거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 기각돼

지방법원, “학교의 장은 학칙에 따라 … 학생자치활동을 지도할 권한을 지닌다”

| 버드나무

인문대 학생회가 인문대 선거지도위원회와 인문대학장, 그리고 학교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선거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의 판결이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기각됐다. 학교가 제정하고 시행하는 ‘학칙’이 학생회가 제정하고 시행하는 ‘학생회칙’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것이 가처분신청의 내용이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지도위와 인문대학장이 학칙과 내규에 따라 단과대학 학생회장 선거에 대해 감독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또한 “학생의 자치활동은 권장 보호되며 그 조직과 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학칙으로 정한다”는 고등교육법 제12조에 따라 “학교의 장은 학칙에 따라 교육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적정하게 학생자치활동을 지도할 권한을 지닌다”고 판시했다. 학생회장 자격을 제한하는 내규가 학교교육의 본질에 어긋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학생으로서 본분에 충실하고 학업생활을 충실히 해 온 학생이 학생자치활동의 중요한 책임을 맡을 수 있도록 일정한 교육상의 목적을 가지고 (내규가) 제정된 것”임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인문대 학생회 선거 과정에서 징계 이력이 있는 김창인 씨(철학 09)가 후보로 등록하려 하자, 당시 인문사회계열 행정실은 ‘학생자치기구 선거지도 내규 4조(이하 내규)’를 근거로 선거지도위원회(이하 지도위)를 꾸려 김창인 씨의 출마를 막았다. 전체 이수 학업성적의 평균 평점이 2.0 이하거나 학사 및 기타 징계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학생회장 후보자로서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 내규의 내용이다. 김창인 씨는 둘 모두에 해당했고, 출마 강행시에 선거관리위원회를 징계하겠다는 지도위의 경고 끝에 결국 선거는 올해 3월로 연기됐다. 인문대는 학생회 없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됐다.
(기사참조 : http://magazine.freecamp.kr/archives/2306)

당시 인문대 학생회는 학생회칙이 정한 바에 대해 학칙이 간섭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마침 노영수 씨(독어독문 03)가 제기한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격 확인’ 소송에서 “학생자치단체로서 비법인사단인 총학생회가 위 선거를 직접 주관·실시하고 선거의 효력 역시 총학생회에 귀속되므로” 후보자격은 총학생회가 결정한다는 취지의 판결문이 나온 직후였다. 해서 인문대 학생회는 지도위와 인문대학장, 학교법인이 올해 3월 선거를 방해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10일 이 신청이 기각된 것이다.

판결이 난 10일은 인문대 학생회장 보궐선거 첫 일정으로 추천용지를 배부한 날이었다. 김창인 씨가 유일하게 추천용지를 받아갔다. 그러나 그는 판결 직후, 선거 출마 강행이 인문대 비상대책위원회에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해 후보 등록을 포기했다. 판결에 항고해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도 이미 선거가 끝난 이후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문대 비상대책위원회는 14~16일 새내기새로배움터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선거 일정을 논의, 재공고할 예정이다.

이번 판결로 학칙이 학생회칙에 개입할 여지가 법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는 학생회장 후보자격은 총학생회가 결정한다는 노영수 씨의 소송 판결문과 대치되는 것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판결이 학생자치에 대한 학교의 보다 폭넓은 개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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