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나이트 후기] “고민이 필요한 대학생”

| 아맛나

꿈에 그리던 대학 생활을 한달쯤 즐긴 3월 26일 수요일 저녁, 나는 <울면서 달리기>라는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게 되었다. 우리 학교의 사회과학대 소속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시간이었다. 영상을 감상한 후 감독님과의 질의 응답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평소 나는 영화나 다큐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기쁜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그리하여 감상하게 된 다큐에는 계속되는 불황과 취업난 속에서 대학생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그에 따라 대학 내에 취미생활보다는 학회와 같은 실용적인 동아리들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 잘 담겨있었다. 그중에서도 다큐는 Y대의 한 학회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연출되어 있었는데 영상을 통해 비춰진 그들은 정말 ‘울면서 달리’고 있었다. 그들은 복잡한 서류 심사와 까다로운 면접을 거쳐 학회에 들어가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스스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었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그들이 왜 우는지 감이 잡히질 않을 것이다. 좀 더 설명해보자.

내 눈에 비친 그들은 과도한 경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인간관계에서 정서적으로 교감할 시간도 없었다. 목적을 가지고 사람과 만나는 것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며, 사랑하는 연인과 연애를 하는 것은 사치라고 여긴다. 즉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졸업 후 인턴직을 얻어 일하는 그들의 모습이 결코 여유롭고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렇다면 ‘그들이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현재는 어디까지를 의미하는가?’ ‘열심히 하는데 그들은 왜 점점 힘들어지는가?’ 영상을 보고난 후 여러 의문점이 나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난 현상의 원인을 찾아야 했다. 매우 단편적으로 이 문제의 핵심은 사회의 과도한 경쟁구조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다원화된 평가방식과 불필요한 경쟁이 발생하는 부분의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대체하는 방안을 생각했다. 하지만 의문점에 대해 신중히 고민하면 할수록 이 문제는 단순히 원인과 결과가 일대일 관계로 성립되지 않았다. 사회적·개인적 요소들이 다양하게 섞여 발생한 것 같았고, 그래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그뿐 아니라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지금 현재 이렇게 경쟁 구도가 가열된 사회적 상황이 큰 역사적 흐름의 한 부분이며 불가피하고 필연적인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문제의 원인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사고의 방향을 조금 바꾸어 ‘현재 대학생인 내가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다큐 영상이 제시한 문제를 좀 더 활용하여 설명해보면,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하는 것과, 조금의 위험이 따르지만 현재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즐기는 것,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인생 전반의 방향이 결정되는 어려운 이 질문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대학생으로서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하며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은 할 수 있었다. 특히 고민, 결정, 책임 중에 대학생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고민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고민들이 살아감에 있어서 삶의 방향에 지침이 되어 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비록 이러한 의문점들이 물음표에서 시작하여 느낌표로 끝나는 명쾌한 문제들이 아닌, 물음표에서 시작하여 더 많은 물음표가 될 수 있는, 조금은 추상적이고 정답이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앞으로도 꾸준히 고민하고 나만의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에 따라 내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고 나의 결정에 책임을 지고 후회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

나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대학생들이 이런 고민을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 그들도 저마다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울면서 달리기>는 내가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현재 대학 사회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고 스스로 어떠한 삶을 살 것인가 고민할 수 있게 해줬다. 다큐를 제작하신 오현민 감독님과 이런 기회를 제공해 주신 자유인문캠프, 그리고 고민의 답을 찾아가는 데 도움주신 선배님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 글의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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