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비판 불가 커뮤니티

지난 겨울, 중앙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중앙인’에서 한 이용자의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그는 청소노동자 파업 당시 청소노동자를 지지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공지사항에 거론됐습니다. 공지사항에서 행정지원처장은 근거 없이 학교의 입장과 반대되는 댓글을 단 이용자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이용자는 사과를 거부했고, 끝내 차단됐습니다.

오늘날 대학 사회에 온라인 커뮤니티는 가장 중요한 공론장 중 하나입니다. 접근이 쉽고 의견을 제기하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지금 중앙인은 공론장으로서 전혀 기능하고 있지 못합니다. 여기서 쓸 수 있는 말은 ‘두산 잘한다’는 말밖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중앙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인 ‘중앙인’은 비판 불가 커뮤니티입니다. 자유로운 토론을 보장한다고 합니다만, 구성원들의 내부갈등을 유발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학교의 명예를 치켜세워주는 말이 아니면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런 운영방식은 기업의 인트라넷 운영방식과 비슷합니다.

대학 홍보실이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각 대학마다 커뮤니티가 있지만 대학이 만들고 대학이 운영하는 커뮤니티는 중앙인밖에 없습니다. 다른 대학 커뮤니티는 대부분 학생이 만들고 학생이 운영합니다. 중앙인은 “총장님의 지시”를 받아 운영하는 커뮤니티인 탓에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면 차단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학생이 직접 운영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 같습니다. 홍보실장은 커뮤니티 문화가 정착되면 운영권을 학생이 가져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우리에겐 충분히 커뮤니티를 운영할 능력이 있습니다. 이제는 학생들이 커뮤니티 운영권을 되찾아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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