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외] 중대신문 공모전 당선됐지만 장학금 못 받아

피징계자에게 새겨진 ‘주홍글씨’
중대신문 공모전 당선됐지만 장학금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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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신문>이 주최한 비평 공모 당선자가 징계 이력을 이유로 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표석(국어국문학과 4) 씨는 비평 공모에 “아직 오지 않은 말들, 오래된 미래의 복원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문학비평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당선 공지 일주일 뒤인 15일, <중대신문> 담당자로부터 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4년 전인 2010년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뒤 받은 3개월 유기정학 이력이 문제가 됐다.

중앙대 장학금 지급규정은 “학칙 또는 관련규정에 의하여 징계를 받은 자(제15조 1항)”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제한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규정은 2012년 2월 신설돼 지금까지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 비평 당선에 따라 지급되는 50만원의 부상이 ‘장학금’ 명목이기 때문에 규정상 표 씨에게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표 씨가 징계 이력을 이유로 장학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2013년 2학기 평점 4.21점을 받아 4학년 성적 장학금 커트라인을 넘겼지만, 같은 규정을 이유로 장학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표 씨는 “이번 공모전에 지원할 때도 시상내역에 ‘장학금’이라고 적혀있어 염려는 했지만, 당선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지원했다”고 한다. “당선 소식을 듣고서는 못 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걱정은 여지없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징계학생 블랙리스트 장학금 박탈 규탄 기자회견’이 열려 문제제기가 이뤄진 바 있다. 현행 규정이 징계 수위와 기한에 상관없이 장학금 지급을 일괄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만큼 ‘피징계자에게 주홍글씨를 새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던 것이다. 노영돈 학생처장은 기자회견 이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타 대학의 사례 및 관련 부서 등과 협의해 지급 규정 수정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지금까지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피징계자는 학생회 피선거권도 박탈당한다. 지난 5월 자퇴한 김창인 씨가 그 사례다. 이와 더불어 장학금 지급 제한 문제도 대두되면서 피징계자를 ‘관리’하는 대학본부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피징계자 관리가 단지 피징계자의 권리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그에 앞서 학교 정책에 반대하는 행동을 제약하는 효과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이다. 2010년 이후 <중대신문>에 보도된 14건의 징계는 모두 학교 정책에 반대한 학생들에게 주어진 징계였다. 이미 학내에 ‘까딱 잘못하다가는 징계 받는다’는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징계 이후의 권리마저 제약하는 규정은 이런 위협을 더욱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4년 전에 받은 징계를 이유로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영원히 받지 못하는 상황이 정당할까? 이번 일을 계기로 과도한 피징계자 권리 제약 규정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저야 이미 이런 일들을 겪어 어쩔 수 없지만, 제도가 개선되어 앞으로 학교 다닐 분들은 징계가 낙인처럼 따라 붙지 않기를 바란다.” 표석 씨의 말이다.  (201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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