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신뢰하기 힘든 선거관리위원회의 후속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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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대 동아리연합회 선거가 선거관리위원장의 중립의무 위반으로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동아리연합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미흡한 후속조치가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선관위는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지난 27일 긴급회의에 당사자들을 소집해 경위를 파악한 뒤, 표결을 통해 해당 선거 결과가 유효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선관위원장이 특정 후보의 낙선을 위해 다른 후보들에게 부당한 제안을 한 것은 명백한 중립의무 위반이 맞지만, 선관위원장의 제안에 다른 후보자들이 응하지 않았다는 점과 그것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선거결과 자체를 유효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결국 선관위원장 ‘개인의 일탈’일 뿐, 선거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결정이다.

그러나 많은 학우들은 여전히 선관위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우선 무한동력 선본의 이의제기 이후 소집된 긴급선관위회의가 공정하고 투명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선관위는 긴급회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언론매체의 참관 및 취재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이후 녹취는 금지하고 해당 회의에서의 발언을 익명 처리하는 조건으로 언론매체의 취재를 부분적으로 허용했다. <잠망경>은 ‘비공식매체’라는 이유로 아예 취재를 거부당했다. 학생들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들의 회의, 그것도 부정선거라는 중대사안에 대한 회의를 학생들에게 비공개로 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에 더해 회의를 소집하고 주도했던 부선관위원장이 선거유효 결정 이후 돌연 사퇴하는 등 선관위의 후속 행보는 부정선거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선관위 결정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선관위는 긴급회의에서 곽용준 선관위원장과 골드카드, To;Gather 선본의 증언만을 토대로 각 후보들은 선관위원장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당선된 To;Gather 선본의 김창일 정후보가 부정선거 당사자인 곽용준 전 선관위원장과 함께 29대 동아리연합회 회장단이었다는 점에서, 당사자들의 증언만으로 선거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12월 3일 공개청문회를 통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앞뒤가 바뀐 처사다. 철저한 진상규명 이후 선관위가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 결과를 일단 인정한 후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공개청문회에서 선관위원장의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결론 내려져도 문제는 여전하다. 선거관리위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직접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 드러난 이상, 애초에 선거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순간적으로 잘못을 저지를 순 있다. 그러나 진짜 비겁하고 무책임한 것은 그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동아리연합회 역사상 가장 많은 눈이 자신들을 향해 쏠려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동아리 회원들과 중앙대 학우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동아리연합회가 민주적이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 오직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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