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중앙대 학우여, 자치 하자고!

 | 단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시민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우리는 저 당연한 명제를 광장에서 온몸으로 외치며 재확인해야 했다. 그들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데, 왜냐하면 당시 대한민국의 모습은 ‘민주공화국’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권력이 시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시민이 자신에게 적용될 통치(rule)의 규칙(rule)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것, 즉 자치(自治)다. 공화국의 시민은 자치가 위협받는다는 것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자치에 대한 위협은 곧 자유에 대한 위협이다. 그리고 자유롭지 못한 이들은 ‘노예’다. 그들은 자치에 대한 위협에 저항함으로써 자유민으로서의 삶을, 자신의 주인 됨을 지키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노예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멀지 않은 곳에서 그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거울을 보라, 거울 속에 비친 그가 바로 노예이다. 중앙대학교의 학칙은 학교의 구성원들이 따라야하는 통치(rule)의 규칙(rule)이다. 하지만 이것은 주인의 권리와 노예의 의무로만 구성되어 있으므로 앙시앵레짐(ancien regime)과 다를 바 없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학교의 절대다수인 동시에 학칙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학생들이 학칙의 제정 및 개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애초에 차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생 개인 뿐만이 아니다. 학생을 대의하기 위해 선출된 총학생회조차 학칙의 제정 및 개정에 참여할 수 없다. 따라서 학생에게 학칙은 오직 따라야할 것, 즉 의무로만 구성되어 있다.

당신은 이러한 상황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무언가를 기획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앙대학교의 학칙에 의하면 당신이 합법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앙대학교에는 대한민국의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출판의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중앙대학교에서 집회 및 결사, 출판은 모두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자유가 아니다. 학교당국이 스스로에 대한 비판을 용납할 만큼 관대하지 못하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날의 경험으로부터 알고 있다. 당연히 당신의 계획들은 불허될 것이다. 그럼에도 당신이 비판을 강행하고자 한다면? 남은 것은 지난날 한강대교로, 크레인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이들처럼 징계위원회 일정을 통고 받는 일 뿐이다.

다시 질문해 본다.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어떤 이는 오직 자신만이 주인이며 다른 이들의 과도한 주인의식을 탓하기도 한다. 작금의 중앙대학교의 주인은 오직 그 한 사람인 듯 보인다. 그는 중앙대학교라는 장원의 영주인 듯 보이고 우리는 그의 농노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중세의 봉건사회가 어떻게 무너졌으며 시민들은 자신의 권리를 어떻게 찾게 되었는지를.

정문의 잔디밭이 한없이 푸르고 날씨는 쾌청하니, 여럿이 모이기에 좋은 계절임은 틀림없는 듯하다. 중앙대 학우여, 우리 자치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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