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외] 구조조정 골간이 무너졌다

박범훈 전 총장, 본분교 통합-교지 단일 승인 ‘특혜’ 의혹

 

교정에 ‘파란 박스’가 들이닥쳤다. 압수수색 물품을 담는, 검찰 마크가 그려진 파란박스 말이다. 27일, 검찰이 중앙대학교 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박범훈 전 중앙대학교 총장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재직할 때 중앙대에 ‘특혜’를 제공하는 등 비리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는 혐의였다. 오전부터 시작된 압수수색은 온종일 이뤄졌고 검찰은 저녁에야 철수했다.

검찰이 주요하게 내세운 ‘특혜’ 혐의 중 하나가바로 2011년 8월 본분교 통합이다. 이보다 두 달 앞선 6월 교육부가 본분교 통합이 가능토록 규정을 신설한 데에 박범훈 전 총장이 압력을 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또 하나는 2012년 11월 서울-안성캠퍼스의 단일 교지화다. 단일 교지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앙대가 신청을 냈고, 교육부가 이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박범훈 전 총장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단순히 ‘전 총장이 저지른 이미 끝난 일’로 치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본분교 통합과 단일 교지 인정이 구조조정의 근본적인 근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부실한 골간 위에 세워진 토대는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주된 명분이 비리로 얼룩져있다면, 그에 따른 결과로서 구조조정 계획안도 신뢰하기 힘들다.

중앙대는 두 가지 작업을 통해 서울과 안성의 정원을 조정해 운영할 수 있는 자율권을 얻었다. 안성캠퍼스 경영경제대 등 유사학과의 통폐합 작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본부는 이를 통해 정원 600명을 확보했다. 총장은 이번 구조조정 계획안에서 감축되는 정원이 이때 생명과학대와 예술대에 잠시 ‘파킹’(교무처장이 3월 2일 설명회에서 사용한 표현 인용)해둔 정원이라고 설명회에서 밝힌 바 있다. 다시 말해 단일 교지가 되지 않은 상태라면 이번 계획안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단일 교지 인정 이후 안성캠퍼스 인원이 대거 서울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서울캠퍼스에 심각한 공간 부족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본분교 통합 직후 <중대신문>과의 인터뷰(8월 28일자)에서 박상규 전 기획처장(현 행정부총장)의 말에 따르면 “학문단위 재조정 및 이번 본분교 통합의 추진은 … 향후 멀티캠퍼스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진행 과정의 하나로 시행”된 것이다. 그러나 검단캠퍼스는 대학병원과 의과대학 건립만이 승인돼 당초 33만㎡ 규모에서 6만6000㎡(대학건물 1만9800㎡, 병원 4만6200㎡) 규모로 축소됐다. 대학본부는 “310관(경영경제관 및 100주년기념관)이 완공되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만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졸속 처리된 통합으로 인해 구성원들 사이 갈등이 일었다. 그에 따른 교육권 피해 또한 온전히 학생들이 감당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계획안의 핵심적인 골자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공적인 교육기관으로서 부정한 일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 구조조정 계획안은 잠정 중단돼야 한다. 그 골간부터 다시 차근차근 계획하는,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인하여 학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박 전 총장 및 본부 관련자들에 대한 특단의 조치는 말할 것도 없다.

 

(썸네일 : 교지편집위원회 중앙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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