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지겨운 결론을 다시 꺼내며

“유난히 시끄러운 한 해였습니다.”

 

“유난히 시끄러운 한 해였습니다”라고 첫 문장을 적고는 한참 들여다봅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이렇게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 비슷하게라도 적었을 겁니다. 그렇다고 올해가 유난히 시끄러웠다는 말이 허풍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학생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 말 또한 뭇 대학언론인들이라면 온갖 기사에 수도 없이 적었을 결론일 겁니다. 저희 또한 그렇습니다. 통권 제16호까지 내는 동안 갖가지 사안에 “학생사회의 관심”을 얼마나 필요로 했는지, 세어보진 않았지만 저희의 결론은 곧잘 그랬습니다. 때로는 이 결론이 진부하게 느껴져 다른 결론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거나, 학생 대표자들이 좀 더 노력해야 한다거나, 아니면 아예 결론 내리기를 포기하거나. 하지만 모두 반쪽짜리 대안입니다. 학생사회의 관심 없이는 그 무엇도 온전히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사학분쟁, 재단비리, 학생회 선거 파행. 세 가지 키워드가 중앙대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대학들을 강타했고, 여전히 강타하고 있습니다. 위기일수록 기본이 중요하다는 말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난히 시끄러운 한 해였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학생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올해 중앙대 학생사회는 학생사회의 관심이 몰리면 어떤 놀라운 일이 생기는지 목격했습니다. 학과제 폐지를 골자로 한 구조조정은 구성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방향을 완전히 틀어야 했고, 논란으로 뒤범벅된 선거에 분노한 학생사회는 보이콧과 반대투표로 선거를 무산시켰습니다.

이번 제13호에는 새로운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이미 했던 이야기들을 고쳐 담았습니다. 여전히 그것들은 해결되지 않았고, 해결을 위해 학생사회의 더 많은 관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선거는 끝났지만 아직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강의실 대여 또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지만 방향을 잘못 잡았습니다. 대학재정지원사업은 아주 오래된 덫입니다. 학생사회의 관심을 모아 우리가 이미 많은 것들을 바꿔낸 것처럼, 이제부터 더 많은 것들을 바꿔낼 수 있다고 저희는 믿습니다. 독립저널 잠망경이 학생사회의 관심을 모아내는 공기(公器)로서 역할하기를 바라며, 제13호 엽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