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지웅 동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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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펄프

거 참, 살기 어렵다. 이 지옥 같은 나라(동어반복인가?)에 쉬운 게 어디 있겠냐마는. 그런데 개중에서도 어려운 걸 꼽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교육문제, 청년문제, 정치문제.

셋은 서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사태를 요지경으로 만든다. 교육이 안 풀려서 청년이 안 풀리니 정치가 안 풀린다거나, 정치가 안 풀려서 교육이 안 풀리니까 청년이 안 풀린다거나. 청년이 안 풀리니 정치가 안 풀려서 교육이 안 풀린다거나.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진 모르겠는데, 아무튼 셋 모두 안 풀리지만, 여전히 중요한 문제인 건 분명해 보인다. 사람들이 자꾸 풀려고 애쓰니까.

대학에 갓 들어온 당신도 이 문제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생각해보라. 당신은 이미 청년 당사자이고, 대학을 다니는 학생으로서 교육 당사자이고, 알게 모르게 정치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는 시민 당사자이다.

다가오는 4월에는 전국적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20대 총선이 열린다. 적어도 우리 자신이 당사자인 문제들에 대해서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져야 할지, 미리 귀띔 정도는 듣고 선거를 맞이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마침 중앙대 동문 중에 ‘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정치’에 뛰어든 ‘청년’ 후보가 있다. 20대 총선에서 정의당 소속으로 서울시 중구성동구갑 선거구에 출마한 장지웅씨다.

그는 후보 등록 전까지 3년간 학원강사로 일했다. 사회과목을 가르쳤다. 그러면서 현행 교육의 한계를 절절히 실감했다. 그가 가르친 학생들이 교육으로 행복해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대학입학을 위한 교육만 받았고, 대학에 가서는 학벌구조의 갑·을로 편입됐고, 삶의 정치로부터 멀어졌다. 그래서 그는 직접 중앙정치로 나아갔다. 교육이 삶을 낫게 만들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지웅씨의 정치 도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줄래요?

–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08학번 장지웅입니다. 20대 총선에서 정의당 후보로 서울시 중구성동구갑 선거구에 출마하고요. 이번에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학원에서 강사를 했고, 그러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많이 깨닫게 됐어요.

 

왜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 질문을 조금 정확히 해서 왜 중앙정치에 나가려고 생각했냐고 물으신다면, 생활 정치의 한계를 느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 부분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언급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시민사회나 단체, 정당에서 활동하시는 청년들보다 더 활동했다고 말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생활 정치의 한계를 느꼈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은 것은, 제 삶에서 지키고자 하는 가치들이 위협받았을 때 이를 지킬 수 있는 힘은 중앙정치에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지난 4년간 마포FM이라는 지역 공동체 라디오에서 활동했고, 3년간 학원에서 사회탐구와 국어를 가르치는 강사였습니다. 전혀 무관한 이력 같지만, 저는 사회에서 더욱 많은 다양성을 지키고 만들어 가기 위한 목적으로 일했다는 점에서 같은 이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풀뿌리 민주주의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는 공동체 라디오는 중앙 정치의 무관심속에 힘겹게 유지되고 있고, 교육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획일화 속에서 “다양성”을 제 삶에서 지켜내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중앙 정치로 나아가 그 가치를 지킬 힘을 가지고 싶습니다.

 

정치가 정말로 그렇게 중요합니까?

– 정치는 정말 중요하다고, 이 기사를 읽을 새내기들한테 강조하고 싶어요. 학원에서 강의할 때도 열변을 토했는데요, 정치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계속 하고 있는 거예요. 의회 등 제도정치도 마찬가지고요. 제도정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정하는 정책들이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 할 테니까. 시민단체 활동도 중요하죠. 본인이 사는 사회가 불완전하다고 생각하면서 혼자 희희낙락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운동이 있는데 정당운동을 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 제가 성격이 좀 급해서요. (웃음) 좀 빨리 바꾸고 싶어서 제도 정치에 입문했어요. 교육 등 하나의 이슈를 바꾸고 싶다면 시민단체 운동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보다는 바꾸고 싶은 게 더욱 많아서 현실 정치, 그러니까 정당운동을 택한 거죠.

 

근데 왜 정의당을 택했어요? 당선 가능성이 높진 않잖아요. (정의당의 정당 지지율은 5% 아래를 웃돈다)

– 정당이라는 건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에요. 당헌·당규(정당의 헌법·규칙)가 정말 중요한데, 현실적인 권력을 쟁취할 수 있다고 보이는 두 정당은 제가 생각하는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기에 어려워 보였고요. 내가 내 목소리를 내면서 권력을 쟁취할 수 있는 곳은 정의당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생각해 온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정의당의 이야기와 맥락이 맞는 편이었어요. 당의 정체성 때문에 정의당으로 입당했습니다. 올해 초에 입당했고요.

 

‘운동권 스펙 쌓아서 국회 가려고 한다’는 말 들어보셨죠?

– 소위 ‘운동권 학생’은 중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바꾸고 싶은 게 있으면 내가 움직여야 하는데, 운동권들이 대신하는 부분이 많은 거잖아요. 운동권이 국회에 진출하는 게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본인의 활동력을 인정받아서 (정당에) 스카우트되는 것이라면요. 그런데도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건 정당을 가는 것과 취업하는 것을 동일선상에 놓아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모든 사회 문제의 근본은 교육

 

교육개혁, 학벌타파, 이런 걸 기치로 선거에 나오셨죠? 정말 교육이 가장 중요한가요?

– 모든 사회 문제의 근본이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경제적, 법적 시스템이 교육에서 출발하는 건데요. <육룡이 나르샤> 보세요? 거기서 정도전이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사대부들의 의심을 체계로 만들 것이다. 서로 깎아내리고 의심하고 질투하는 그 본성을 체계로 만들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의심이 많고, 이를 합리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이죠. 교육을 통해서 살려야 하는 것이 인간의 공감능력일 거예요. ‘일베’ 등의 비인간적인 사례들을 보면, 어떤 사건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다양한 교육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정치혐오도 마찬가지 아니에요? 정치적인 교육을 제도적으로 받지 못해서 정치를 싫어하고 회피한다고 생각하고요.

 

학벌타파는 교육이랑 상관없는 문제 아닌가요?

– 학벌타파와 교육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학’벌’은 교육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집단이자 권력이기 때문이지요. 교육의 목적은 “잘라내기”가 아니라 “함께하기”이기 때문에, 공교육 시스템에 의해 학벌타파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현상인 것이죠. 제가 입법하고자 하는 시민성 교육과 공공성 교육의 확대는 학벌타파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학벌 철폐라니. 새내기한테 좀 가혹하게 들리는데요.

– 저 역시 ‘스카이(SKY·서연고)’ 갔던 친구들 보면서 질투도 하고 했는데요. 사람의 능력과 학력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더라고요. 학교가 권력이 되고 그 권력이 작동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학벌타파는 대학을 평준화하자거나 그런 게 아니고, 학교 이름으로 만들어지는 집단이나 집단심리를 해체시키자는 거예요. 지금 당장 어떤 제도를 만든다고 해결되지는 않겠죠.

 

중앙대학교에 다녔던 경험이 교육 문제를 다루는 데 영향을 줬나요?

– 교육제도 개혁과 학벌타파를 기치로 내건 것은 분명 중앙대와 관련이 있겠네요. 출마 결심은 학원 생활에서 마주친 교육제도와 보육제도의 문제였습니다. 중앙대에서 마주한 폭력의 역사는 앞으로 제가 고등교육 시스템을 개혁하고자 할 때 항상 상기될 것입니다. 그것이 “의혈”에서 배우고 졸업한 졸업생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혐오의 결론은 더 우울한 미래일 뿐

 

청년 문제 해결도 한 기치인데,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로 출마한 이유가 있나요? 청년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비례대표가 훨씬 낫지 않아요?

– 비례대표로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역구 의원이 지역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청년 문제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세대와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굳이 구분을 할 필요가 없어요. 청년 비례대표는 명분이 없습니다. 비례대표로 당선되면 과연 내가 원하는 정책을 수행할 수 있을까요?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원이 각각 국회 안에서 갖는 차이는 분명 존재해요.

 

정통성의 차이라거나?

– 그렇죠. 누가 더 강력한 대표성을 지니냐는 거죠. 그게 지역구를 준비하는 이유예요. 제가 내건 교육·보육 정책도 청년 정책은 아니고요. 청년 세대의 문제들은 결국 국가가 제대로 역할을 안 하니까 발생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등록금의 경우도 그래요. 반값등록금은 운영 시스템을 보면 명분상만 반값이고요. 각 정당이 내세우는 것은 무상으로 등록금을 지원한다거나 대출을 지원한다거나 이런 방식이에요. 애당초 등록금 자체를 낮춰야죠. 다른 방법으로 낮추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제 입장은 당의 입장과는 다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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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를 청년들이 체감하는 것은 선거 때뿐인 것 같아요. ‘청년팔이’라는 비판인데요.

– 동의는 합니다. 진짜 청년인 내가 바라보는 정책은 전혀 다르죠. 하지만 청년들의 참여가 저조한 이상 괴리는 존재할 겁니다. 새누리당은 청년후보가 자기 의견을 내세우지 못하는 지역구도 있고요. 정의당은 그런 비판은 피할 수 있겠지만, 군소정당은 전체적으로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예요. 외부에서 보기엔 비판할 지점이 있겠죠. 그런 비판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당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될 거라는 증거 아닐까요?

 

그런데 청년 문제를 정치로 풀어야 할 이유가 있나요?

– 삶이 곧 정치니까 당연히 정치로 풀어야지요. 중앙정치에 한정해서 말한다면 이렇게 설명하고 싶습니다. 아담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에서 언급한 “공감”능력을 저는 참 좋아합니다. 도덕적인 개인이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정치권에서 그러한 개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속한 계급의 이해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평균나이 55세를 훌쩍 넘긴 국회가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들이 청년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때문에 정치로 나아가야 합니다.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그들에게 위협적인 세력이 되어야 합니다. 정치를 외면하고 혐오해서 얻을 결론은 지금보다도 더 우울한 미래일 뿐입니다.

 

“정치에 부딪혀라, 갈등을 즐겨라”

 

아까도 말씀해주신 것 같지만, 청년세대의 정치혐오 현상은 교육의 문제일까요?

– 정치혐오는 교육과 재미의 문제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봐요. 내가 뭘 했는데 영향력이 없다는 거, 재미가 없는 거죠. 내가 무엇인가를 했을 때, 결과에 기여했을 때 재미를 느낀다거나, 반응이 좋으면 더 하게 되는데 정치는 이게 거의 전무해요. 의욕도 재미도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흥미가 없어지는 거죠.

 

‘일베현상’도 비슷하게 보세요? 재밌으니까 한다?

– 처음에는 재미로 접근하는 게 가볍다고 생각했는데 중요한 부분이더라고요. 극복을 하는 방법중 하나는 시민성 교육이죠. 이 교육은 가치관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에 참여해서 바꿔보는 경험을 주는 겁니다. 요즘은 그런 수행평가가 있어요. ‘본인이 살고 있는 생활환경에서 바꿔보고 싶은 것이 있는지 찾아보자.’ 그러면, 아무튼 점수를 받아야 하니까 뭔가를 찾아와요. 다만 찾아오고 점수가 나오면 거기서 끝이죠. 민원은 묵살되고요. 학생들이 숙제의 의미에서 벗어나 바뀌는 것을 목격하면 재미를 느낄 거예요. 이런 경험을 쌓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시민성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문제는 정치를 회피하는 것인데, 이는 제도권 정치로는 해결이 어려워요. 시민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많아야죠. 정당에서 활동하는 것은 기피하더라도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방법으로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다시 선거 얘기를 해볼까요. 2016년 총선은 어떤 선거입니까.

– 파편화, 그리고 집단화. 이 두 말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당질서를 볼까요. 더불어민주당이었던 안철수 의원이 탈당해서 국민의당을 새로 창당했죠. 이게 파편환데, 이렇게 파편화를 시켜놓고 보니까 집단이 가지고 있는 정치성 같은 것들이 더 잘 보여요. 안철수 의원은 원래 그런 정치성을 갖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이랑은 어울리지 않았다는 거죠. 한편 이렇게 나뉘고 남은 사람들끼리는 다시 공고하게 집단화가 이뤄지고 있는 거고요.

 

양당 중심의 체제에서 분할되고 있다는 건가요?

– 이번 총선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죠.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양당체제로 가느냐, 다양한 정당이 공존할 수 있느냐가 결정될 거예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새내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있나요?

– 정치라는 것을 삶 속에서 피하고 싶더라도 차라리 부딪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요. 인생선배로서는 ‘갈등을 즐겨라’는 말이요. 내적갈등이 끝나갈 때 쯤 외적갈등이 찾아오는데, 그렇지 않다면 대학생이 아닐 거예요. 졸업생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의혈(義血)의 가치를 지켜달라’는 말. 저 새내기 때는 의혈기만 봐도 가슴 설레고 그랬는데, 뭐 이렇게까지 하라는 건 아니고요. ‘의혈’이 이 학교의 정체성이고, 다른 곳에 자랑할 수 있을 만한 가치인 거잖아요. 근데 이게 재단에 의해서 계속 허물어지는 상황이니 이를 지킬 수 있기를 부탁드리는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불운하게도 인터뷰가 끝난 뒤에야 녹음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행히 동행한 편집위원이 속기를 도와줘 내용을 구성할 수 있었지만, 어딘가 연결고리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속기 과정에서 누락된 탓이다. 하지만 이 인터뷰를 통해서 독자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얘기는 모두 다 전했다.

정치는 뭐 거창한 게 아니라는 것. 그러나 그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 당신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문제들을 정치가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는 자리 욕심이 아니라 정말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열정으로 정치에 뛰어든다는 것. 그것이 유별난 사람이 아니라 당신과 같은 ‘청년’이라는 것. 이 인터뷰를 통해 이것들이 당신에게 전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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