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을 읽고] 우리가 ‘작은 사회’를 살아가는 법

|낙타

우리는 대학을 ‘작은 사회’라 부른다.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이 바로 대학이기 때문이다. 성별, 나이, 지역, 종교, 성적 지향 등 나와 관계 맺는 사람들의 유형만 하더라도 끝없이 나열할 수 있다. 분명 우리는 서로 비슷한 내용을 공유하기보다, 수많은 차이들이 존재하는 배경에서 생활한다.

그 안에서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다르면 다른 대로, 같으면 같은 대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은 그 출발점이다. 나아가 우리는 각자의 사적인 경험을 통해 우리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결국, 우리는 ‘우리’라는 표현을 나눔으로써 다양성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교육’, ‘자치’, ‘청년 정치’, ‘노동’, ‘페미니즘’, ‘퀴어’라는 주제의 글을 통해 <잠망경>이 새내기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우리’가 아닐까 싶다. 앞서, 우리는 ‘우리’라는 표현을 나눔으로써 다양성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모든 ‘나’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쉽게 고립될 수 있는 당사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책임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래, 나 담배피는 여자다’와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성소수자입니다’, 두 글은 특히 인상적이다. 우리가 ‘여성’과 ‘성소수자’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쉽게 일러주고 있다. 이는 곧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 속, 우리 곁의 오만가지 인생을 이해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잠망경>은 그 밖의 우리를 둘러싼 많은 문제에 관해 이야기 한다. ‘교육’ 꼭지에서는 광역 모집과 프라임 사업에 대해 비판하며, 작년을 정점으로 그간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두산의 중앙대’를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자치’ 꼭지를 통해 학생이 대학의 주체가 되기 위해 중요한 학생회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어서 우리가 학생임과 동시에 민주 시민으로, 노동자로서 살아가고 있음을 ‘청년 정치’와 ‘노동’ 꼭지에서 배울 수 있다. 대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을 새내기에게, <잠망경>은 우리가 사는 현실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에게 잠망경의 글은 낯설지 모르겠다. 다만, <잠망경>이 ‘작은 사회’를 살아가는 작은 지혜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혼자서 경험하지 못하는 누군가의 낯선 입장을 끊임없이 생각해보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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