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긋쫑긋] “정상이 되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①장애학생회 ‘WE,하다’

│자바

 

정상 역시 하나의 프레임인거죠. 만약 장애인이 많은 곳에 비장애인이 들어가게 되면 비장애인이 그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워지죠. 모두가 정상이 될 필요는 없잖아요. 정상이 되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소수자로 정의될 수 있고 그래서 항상 모두의 목소리가 대변되는 게 중요하다. 같은 학내에서조차 언제나 소수자는 존재한다. 대학에서 장애대학생으로서 스스로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거나 그들을 지원하고 함께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생들 간 소통의 장을 만들고 장애 학생들의 주체적 활동을 도모하는 ‘WE,하다’를 만났다. 최근 학내 전학대회에서 장애학생위원회 설립을 위해 안건을 상정하는 등 본격적인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학생사회엔 직접 움직이는 장애 학생회가 있다면, 김수현 연구원은 장애학생지원센터에 근무하면서 이러한 활동에 정신적,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멘토이자 대학의 진짜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그녀는 시대 흐름에 맞는 변화를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이들에게 대학, 그리고 장애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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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잠망경, 고성민-성민, 김세주-세주, 조성태-성태 님

(질문자): 간단한 본인 소개와 활동을 시작한 계기를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세주: 장애학생회 회장을 맡은 사회학과 15학번 김세주라고 합니다. 제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장애에 대해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아요. 보통 장애인은 사회적 약자이면서도 소수자이기 때문에 비장애인에 비해 불편함이 있죠.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하면서 제 주변의 다른 장애인 친구들이 장애 때문에 학교생활이 힘들어 자퇴하는 경우를 봐왔어요. 학내에선 장애학생들의 목소리가 크게 대변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를 보고 나 혼자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성태: 저는 장애학생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산업경제학과 10학번 조성태입니다. 22살 때 중증장애 활동 보조인 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그 활동을 통해 장애를 가진 분들과 접점이 늘고 활동 보조인분과도 인연이 되었죠. 그러던 중 우연히 위원장 세주씨가 장애학생회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참여하게 되었어요. 장애학생회는 올해 7월부터 시작한 신생단체이고 유학생까지 19명이 활동하고 있어요.

성민: 사회복지학과 12학번에 재학 중인 고성민입니다. 저 역시도 입학할 당시에는 장애학생들끼리의 교류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교류 가능한 조직이나 기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때에 지금의 세주씨가 시기상 사안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주셔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 현재 장애 학생회 공식기구 신설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성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굴러가는 자치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중앙대 학내 인프라의 경우에는 피드백이 빠르고 시설도 괜찮아요. 그러나 아직은 단발성에 그치는 상황이죠. 그래서 행정기구에서 그치는 게 아니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여론기구와 같은 지속적인 기구가 필요해요. 인권센터, 총학, 장애학생지원센터 등이 있는데 왜 장애학생회가 필요하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이때 좀 당황스러웠는데 지원정책은 행정적인 기구도 필요하고 그러한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의 피드백과 의견을 수렴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지원만 받으면 된다는 기저가 가장 큰 요소가 되지 않을까싶어요. 총학이라는 단체는 큰 조직이잖아요. 인권센터도 굉장히 폭 넓은 분야를 다루고 있고 행정담당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그래서 장애 학생들의 모임을 통해서 좀 더 장애라는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해결하고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것이 장애학생회 신설의 목적이기도 하구요.

성태:  단발성으로 학생들이 말하고 난 뒤 이루어지는 시혜적인 것보다 장애 학생회가 공식적으로 의견수렴을 통해 목소리를 내야 자기결정권이 보장되죠.

: 학내단체로 활동하시면서 현재 가장 중점이 되는 사안은 뭐가 있을까요?

성민: 소통의 부재를 넘어서기 위해 이 조직을 만들긴 했지만, 아직 소통의 공간을 확립 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학생 자치모임으로써 장애학생회가 있긴 하지만 저희는 이것보다 좀 더 공식적 기구로써 장애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기 위한 기구의 확대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성태: 활동은 많이 했지만, 개인적으로 그 과정에서의 내부결속 부족이 큰 고민거리예요. 왜냐하면 사실 장애 학생이라고 뭉뚱그려 놨지만 각각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 역시 서로를 이해하는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이 부분을 잘 해결할 여건을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 각자가 정의하는 대학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 의미로 볼 때 장애 대학생의 권리를 제약하는 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세주: 대학은 다양한 입장이 공존하고 여러 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장이라고 생각해요. 대학생은 사회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존재인 거죠. 특히 현대 사회는 고도화, 세분화되면서 정보를 많이 얻는 사람이 유리하고 장애학생은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껴요. 비장애 학생에게 도움을 받는 입장일 때가 많아서 장애 학생은 사회에서 뒤처지기 쉽죠. 대학은 사회의 작은 부분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곳이기도 해요. 대학에서 공존하다 보면 사회로 이어지겠지만 다들 지금은 자기 학점 따기 바쁘고 다른 사람을 챙기기 어려운 시대라 이 역시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죠.

성태: 대학은 자유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도 있잖아요. 우리가 어떤 특정 어려움이나 불편함이 생기면 그걸 가지고 함께 연대하던 홀로 서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죠. 그런데 그런 부분이 장애학생들에겐 어려운 실정이에요.

성민: 대학은 사회의 축소판이고 기존 학교와 다른 점은 저도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일단 구성원으로서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보장 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죠. 중앙대 총학생회나 다른 학생을 위한 공간을 예로 들면 일반 동아리 활동은 그래도 장애 학생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있긴 해요. 근데 동아리방(구 학생회관)에 접근하는 게 (구조상)어려웠어요. 또 학과 수업을 따라가기 위한 보조적 도구도 필요하고 시간적 노력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동아리를 참석이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그런 점들을 보자면 이것이 의사표현 자유의 제약이라고 볼 수 있죠.

: 그렇다면 대학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연대할 수 있을까요?

성태: 저번 부스사업 당시 이해-공감-공존이라는 3단계 부스를 꾸렸었어요. 3단계를 통한 연대를 의미하죠. 장애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의 수준을 넘어서 서로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연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인식개선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얼마 전 학내에서 푸큐가 진행했던 장애를 주제로 한 영화제도 있었어요. 사회로 넓히면 강연이나 캠페인, 그리고 투쟁이나 집회, 혹은 얼마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장애등급제 폐지를 언급했을 때 그런 부분에 직접 당사자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거죠.

세주: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공존에 대해 다시 고민해봐야 해요. 장애정체성에 대한 인정 자체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차별하는 인식을 바꾸고 정체성 그 자체에 대한 존중이 우선일 때 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전보다 학생들 의식이 높아져서 상대적으로 이해를 잘 하고 있는 편이지만 단지 아직은 공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 ‘정상이라는 사회적 개념이 학생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시나요?

세주: 정상 역시 하나의 프레임인거죠. 만약 장애인이 많은 곳에 비장애인이 들어가게 되면 비장애인이 그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워지죠. 모두가 정상이 될 필요는 없잖아요. 정상이 되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성태: ‘장애청년드림팀’의 신홍규님께서 하신 말씀을 인용하자면 우리 사회에선 누구나 소수자성을 갖고 있다고 하셨어요. 가난한 사람, 취업을 못한 사람 등의 소수성을 누구나 갖고 있는데, 장애도 그런 소수성 중에 하나잖아요. 그런 우리 한명 한명의 소수성에 대해 한번 씩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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