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불안(온)한 변화를 위해

<잠망경> 내기가 참 어려워졌습니다. 예산부족, 인원부족, 쌓여가는 과제와 들이닥친 시험은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박용성 없는 중앙대 언론의 변화가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는 잠망경에게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독립저널 <잠망경>은 두산재단이 중앙대를 인수한 이후 얼어붙은 공론장에 숨통을 틔우기를 기대하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5년, 우리는 이 공론장이 “얼어붙은”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중대 신문의 논조는 학교를 대변해야 한다”
“이 원칙에 반하는 방향으로 단 1회만 발행하면 즉시 폐간하겠다”

언론에 보도된 박용성 전 이사장의 이메일 내용입니다. 중대신문이 속한 미디어센터의 장은 두산 그룹 출신 인물로 이사장에게 신문과 관련된 내용을 보고했습니다. 회장님의 의지에 따라 기고문을 빼고, 기획기사를 미룬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본부에 편향적인 <중대신문>의 맥락을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겐 또 <녹지>와 <중앙문화>라는 교지가 있습니다. 2010년 교지들은 강제수거와 예산 중단, 폐간 위협을 받았습니다. ‘교지의 논지가 높은 분들의 심기를 건드린다’는 이유를 들었으니, 그 위에 누가 있었는지 지금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겠습니다. 이후 학교 소속에서 내쳐진 교지들은 독립적으로 살아남았지만 공간을 빼앗길 위기에 놓여있었습니다. 불안한 공간은 편집권의 위협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어붙었던 학내 언론은 해빙기를 맞은 듯 보입니다. 교지들은 기나긴 협상 끝에 공간을 찾았고, <중대신문>은 비판적 여론도 가감없이 싣고 있습니다. 매주마다 학보가 나오고 최근에는 <중앙문화> 73호가 발간됐습니다. 방학마다 여성주의 교지 <녹지>도 간행되고 있습니다.

학내 언론이 잘 기능하니 잠망경 내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무엇을 써도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는다면,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독립저널의 역할을 다시금 고민할 때입니다.

 “젠체하지 않으면서 즉각적으로 현실에 개입하는 새로운 저널. 2011년 겨울 잠망경의 출범 선언을 다시 읽어봅니다. ‘정론지’가 잘 기능하는 시대에 그들이 던질 수 없는 의심을 품는 언론, 그들이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것을 들여다보는 언론, 확실하지 않은 마음을 수면 위로 끌어올 수 있는 ‘젠체하지 않은’ 언론이 되고 싶습니다. 잠망경이 불안(온)한 변화에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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